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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03 Profire 2626
  2. 2010.04.21 careless memories - Duran duran
  3. 2010.04.18 君に胸キュン
  4. 2010.03.23 don't go - Yazoo 2
  5. 2010.02.23 KRK VXT6
  6. 2010.01.16 업(up)/마더/번애프터리딩 2
  7. 2009.11.21 나를 지금의 이 지경으로 이끈 다섯장의 음반.
  8. 2009.11.04 거대한 괴물 / 짬뽕 / 돈코츠라면
  9. 2009.08.01 노잉 2
  10. 2009.07.01 로나의 침묵

2010. 5. 3. 19:51 favorites/and...

Profire 2626

 오디오 인터페이스 교체로 고민하다가 11번가의 11개월 할부+할인쿠폰 콤보에 그대로 낙점. 무려 80만1천20원. 미국내 가격이 700달러 정도 하니까 1150 환불 적용을 해도 미국 가격보다 저렴하게 겟. 모든 고려사항을 뛰어넘는 가격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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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단단하게 뽁뽁이로 포장이 되어서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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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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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촐한 구성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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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씨디, 라이브7 Le, 퀵스타트 가이드. 정식 매뉴얼은 PDF로만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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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류. 브레이크 아웃 케이블, 1394 2종, 전원케이블 3종. 전원 케이블을 규격별로 넣어주느니 종이 매뉴얼을 넣어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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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은 외부 어댑터로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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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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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팅완료. 드라이버 인스톨 후에 파이어와이어 케이블을 연결하고 전원을 켜면 드라이버를 잡고 파란불이 들어온다. 커넥션이 끊어지면 파란불이 점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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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이 상당히 복잡한 편. 내부 DSP를 이용하는 콘솔. 라우팅이 유연한 만큼 복잡하다.




Posted by 버그맨

역시 잘 생겼다.
잘 생기고 볼일이야.

인트로의 사운드는 프로펫5의 LFO트리거로 만든 것 같다. 또 한대는 주피터4인듯.
Posted by 버그맨

2010. 4. 18. 04:41 favorites/music

君に胸キュン

君に胸キュン

YMO


Toki asako


뭐 둘다 분위기는 만만치 않음.
그런데 君(kimi)라는 단어는 좀 미묘한 듯.
Posted by 버그맨

2010. 3. 23. 13:09 favorites/music

don't go - Yazoo

Yazoo - Don't go


나랑 비슷한 연배라면 김광한의 쇼 비디오 자키가 생각나겠지.
심형래와 김학래 임하룡의 전성기.
뮤직비디오 한편 보기가 힘들던 80년대.
뒤늦게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다.
Posted by 버그맨

2010. 2. 23. 15:51 favorites/and...

KRK VXT6

KRK VXT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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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니터 스피커를 구입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괜찮은 룸에서 스피커를 가지런히 놓고 자유롭게 비교 청취하고 고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불가능. 결국 어디선가 들어보았는데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스피커에서 선택하거나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진 스피커를 고르거나 리뷰를 뒤져 보아야 하는데 이 리뷰라는 것도 개인의 공이 들어가는 거라 메이커에서 마케팅 차원에서 독려하지 않는 제품의 리뷰는 찾아 보기 힘들고 일반 청취기는 아무래도 작성자의 성향을 모르기 때문에 마냥 신뢰하기도 어렵다.

 모니터를 바꾸기로 결정하고 중고장터와 리뷰사이트 들을 전전하다가 비슷한 가격대의 세가지 스피커로 선택이 좁혀졌는데 제네렉 8020, Adam A5, KRK vxt6 가 그것들. 공교롭게도 4, 5, 6 인치 우퍼 제품이 나란히 리스트에 올랐다. 낙원3층의 국제미디에서 일단 청취를 해보기로 했다. 8020은 확실히 밸런스가 좋았다. 8030과 비교해도 별로 저음이 차이나지 않아요 라는 것이 점원의 설명. 그 아래의 6010은 확실히 가볍지만 8020은 무난하다. A5는 화려한 고역 때문에 놀랐지만 저음부가 8020에 비해서도 상당히 허약하다. 중저역 대부터 천천히 롤오프 되는 느낌. 고역악기의 리버브 테일이나 위상은 굉장히 잘 보이겠지만 난 신쓰 드럼의 킥도 만져야 하니까 이 모델은 패스. vxt6의 첫인상은 일단 저역이 굉장히 매끈하게 아래까지 잘 나온다는 것이다. 억지로 부풀린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뻗어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격은 국제미디 기준으로 8020은 140, VXT6는 120. 현금으로 결재하고 협상한다면 할인의 여지가 있는 매장도 있을 것이다.

 고민을 해보았는데 일단 4인치와 6인치는 아무래도 체급의 차이가 존재한다. 미세한 성향의 차이 때문에 더 아랫급의 스피커를 더 비싼 가격에 구입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작업실에서 6인치가 적절한 볼륨으로 운용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았는데 다소 룸튜닝을 하더라도 역시 6인치 쪽이 나을 것 같았다. 세팅은 좁게 되어 있었지만 공간 자체는 작지 않기 때문에.

 가격대비 구매가치를 생각해 봐도 굉장히 매력있는 스피커임에 분명하다. 비슷한 등급의 일본쪽 스피커들(야마하의 MSP7, 포스텍스 NF-1a 등)은 아무래도 환율의 영향때문에 100만원 중, 후반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mackie 624mk2는 어이없게도 국내가격은 200만원에 육박한다. 미국내 가격은 페어에 60달러 정도 차이가 나는데 말이다. 국내 선호도 때문에 가치에 비해 저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음이 나오는 스피커를 사용하면 저음이 없는 믹스를 하게 될 것이라는 속설 혹은 믿음이 만들어낸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그리하여 결국 VXT6의 구매를 결정하고 국제미디에 인터넷으로 결재를 했다. 잠시 후 전화가 와서 당일 퀵으로 배송 해주겠다고 한다. 이유가 있겠지만 고마운 서비스. 주문 3시간여 만에 배송 받았다. 간단하게 세팅한 후 청취를 해본다.

1. 밸런스
 개인적인 기준일지 모르지만 밸런스가 참 좋다는 느낌이 든다. 음악을 들으면서 애널라이져를 보면 시각적 정보와 청각적 정보의 일체감이 느껴진다. 애널라이저로는 보이지만 들리지 않는 대역이 존재하는 고음 강조형의 스피커와 차별된다. 하지만 고음성향의 스피커를 오랫동안 사용한 유저들은 확실히 중역대의 밸런스에 혼동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있다. 롤오프 되어야 할 대역이 단단하게 울리고 있기 때문에 이 스피커를 기피하는 유저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라이드나 어쿠스틱 기타의 배음도 잘 들리는 것을보면 고역의 문제점은 없다. 저역이 잘 보인다는 것이 역시 장점으로 부자연스러운 신디사이저 킥의 저음도 아주 잘 들린다. 시퀀스 기반의 컴프레서를 많이 사용하는 팝 계열 음악에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실 걱정했던 것은 작은 볼륨에서의 밸런스 였는데 통상의 청취 수준에선 문제가 없었다. 이것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지만 큰 볼륨으로 듣는 취향은 아니니까.

2. 정위
 사실 가격대로 보면 정위를 의심할 만한 등급의 스피커는 아니다. 스틸리 댄의 aja를 청취해 보았는데 이 정도면 팝/락/재즈 계열의 정위를 파악하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상하/전후/좌우 모두 잘 보인다. 뒤 벽에서 15c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이 정도로 잘 보인다는 것은 둥그스름한 인클로저의 형태와도 관계가 있을 것 같다. 세팅의 문제인지 클래식 음악은 좀 뭉쳐지는 느낌을 받았다. 사운드 필드가 큰 음악들은 세팅에 좀 더 공을 들여야 할 듯. 비슷한 계열의 음악이라도 클로즈드 마이킹이 섞여드는 OST 계열은 무난하다.
 2010/02/26
아래 사진 처럼 스피커를 스탠드에 올리고 세팅을 조정하자 넓은 음상의 음악도 잘 보이게 되었다.

3. 기능
 트위터와 우퍼의 대역을 조절할 수 있는 스위치와 피크 리미터, 오토 뮤트등이 달려있다. 볼륨 조절 노브가 약간 아쉬운데 첫인상과는 다르게 좌우 밸런스를 맞추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아무튼 좀더 견고하게 만들어 줬으면 좋았을텐데. 파워 스위치에는 프로텍터가 달려있는지 켜고 끌때 특유의 퍽하는 노이즈가 없다.


 모두가 사용하는 스피커로 모니터 해야 겠다라는 입장이 아니라면, 고역의 디테일이 자기 음악의 핵심이 아니라면, 중고음 강조형의 모니터를 하도 오래 사용해서 저음이 충분한 모니터에 적응할 자신이 없지 않다면 현재 200만원 이하 가격대에서 가장 가격대비 구매가치가 높은 스피커 일 것 같다.

아마도 최종 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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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그맨
오래간만에 영화 세편을 연달아 감상.

업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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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서양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치적 올바름을 우화로 표현했다. 혹은 그것에 대한 아동용 교재. 예전에 환상적으로 보였던 모험정신-제국주의의 실체와 마주하는 것. 그 환상 때문에 짊어지고 끌고 다녀야 했던 과거의 유산(집)을 마침내 내려놓게 되는 것. 타자(동양인)와 유사가족을 이루게 되는 것. 이건 너무 뻔하잖아!

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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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난폭한 이야기다. 여러가지로 읽힐 수 있는 난폭한 이야기를 시침 딱 떼고 봉준호 스타일로 표현하기. 그 봉준호 특유의 젊잖음이 영화를 지루하고 지루하게 만든다. 트윈픽스의 2009년 한국 봉준호 버전. 딱 그런 느낌.
 이 영화는 유난스러운 한국의 모성에 대한 냉정한 시선이며 그 모성의 이면에 음습하게 자리잡고 있는 욕망에 대한 은유다. 그 유난스러움의 이면에서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가. 그 유난스러움의 수혜자는 또 어떻게 타락하는가. 넌 엄마가 없구나 하면서 우는 김혜자의 모습이 정말 슬퍼보였다.

 확실히 현재 한국 상업영화에서 박찬욱과 봉준호는 두 명의 거장이다. 이 두 거장들은 서로 등을 대고 서로 거울처럼 마주본다. 현실적으로 난폭한 주제를 젊잖게 이야기 하거나, 종교적인 혹은 정신적인 이야기를 폭력적으로 보여주기. 마침 2009년에 두 거장들은 모성이라는 소재를 건들고 지나간다. 지금 한국의 타락은 모성의 모습으로 치환된 욕망에게 책임이 있다.

번 애프터 리딩 (Burn after rea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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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의 위기가 마침내 진짜 삶의 위기로 나타나는 과정. 아무것도 아닌 멍청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마침내 파국을 맞이한다.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평범한 일상은 정말로 멍청해 보인다. 그들이 갖고 있는 환상과 기호들 그리고 그것이 불러오는 파국에 대해서 실컷 비웃고 나니 내가 갖고 있는 환상과 기호들에 대해 돌아보고 한숨짓게 된다. 잔인한 시선에 동조해서 낄낄 거리고 이내 우울해지는 진짜배기 블랙코메디.
 여담이지만 브래드 피트는 멍청한 화이트 트래쉬를 연기할 때 정말 대단해 보인다. 정말 그 사람 같다.


Posted by 버그맨
 70년대 중반에 태어나서 감추어진 채 마냥 커지고 있던 쾌락과 타락과 금기의 시대에 사춘기를 보내고 정치적 허무주의에 빠진 20대를 지나 기댈 곳 없는 30대까지 이러고 있는 한 사람의 터닝 포인트들. 왜 그런 음악을 만들고 있나요? 혹은 누구누구의 음악과 비슷한 것 같은데요? 라는 질문들에 대한 답변.

1. Seven and ragged tiger - Duran Du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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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엔 외모로 승부하는 아이돌도 뮤지션이었습니다. 뭐랄까 뉴키즈온더블록이 다 망쳐버렸고 그 이전엔 이만큼 나쁘지는 않았습니다...라는 것도 다 아저씨의 푸념일지도. 무엇보다 80년대에 사춘기나 그 언저리를 보낸 사람들이라면 들을 수 밖에 없었던 음반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평론가 나부랑이들이 '상업적이다'라는 레토릭을 일종의 비난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 아니었을까. 2집 Rio의 대대적 성공에 이은 세번째 초히트작. 펑크와 씬쓰팝의 결합, 뉴웨이브 같은 건 몰랐지만. 개인적으로는 어쩐지 a면, b면의 마지막 트랙 즈음의 곡을 좋아했던 기억으로 볼때 대중적인 취향은 아니었던 것 같고 앤디 테일러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 락 favor의 곡이었다는 건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이후 존 테일러와의 헤게모니 다툼에서 밀린 앤디 테일러는 팀을 탈퇴.
 지금까지 남아있는 신쓰팝의 취향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에 대한 해답이자 이후 나를 락음악으로 이끌어주기도 한 일생일대의 앨범.

2. And justice for all... - Metall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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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이 된 이후 폭풍의 시기로 진입하면서 아이언 메이든과 본조비와 라우드니스의 어디쯤에서 음악적 정체성(=인생의 의미)을 찾고 있던 꼬마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던 한 장의 헤비니스. 외국에선 이미 3집 master of pupeets으로 스타가 된 이후의 문제작일테지만 국내에선 이 4집이 메탈리카 최초의 정규 앨범이었다. 헤비메탈을 즐기던 형도 누나도 없던 나에겐 늦은 만큼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다운피킹, 투베이스 드럼, 낮게 쏘아 붙이는 보컬 등 쓰래쉬 메탈의 정수를 담고 있다. 저녁밥을 먹으며 보던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했던 one의 라이브도 생각나고. 뭐 이런 음악이 다있어! 라면서 완전히 빠져들었고 이후 달리기 일변도의 음악취향으로 이끌어준 앨범이다.

3. The road to you - Pat metheny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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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래쉬와 데쓰 일변도의 취향으로 가고 있던 재주생 시절(용케 노량진에까지 한 시간이 넘는 통학로로 학원질을 했는데 거기엔 당시 메틀 앨범 판매상으로 제법 유명했던 머키 레코드가 있었다. 집에 가려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노라면 쇼윈도에서 틀어주던 sepultura의 라이브 같은 것이 생각난다) 뭔가 과격하지 않은 새로운 것은 어떨까 싶은 마음에 재즈라는 거나 한번 들어볼까 하고 집어들었다가 집에 가는 동안 눈물을 글썽였던 기억이 난다. 쓰래쉬-데쓰가 아니어도 좋은 음악이 있었구나. 아니 그 보다 뭐가 이런게 찡한 거지. 복잡 미묘한 취향으로의 입구. 센치한 구석이 있는 재수생이 뭔가 불안한 심정으로 탄 집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Last train home을 들었다. 뭐 그런 이야기 입니다.

4. Beaucoup Fish - Under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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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 중후반 음악좀 듣는다 하는 사람들이 락과 재즈 부근에서 서성거리다가 어떤 사람들은 익스트림 메틀로 가고 어떤 사람들은 브릿팝으로 가고 어떤 사람들은 난데없는 얄팍한 재즈 붐에 몸서리를 치며 우왕좌왕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일렉트로니카라는 신세계로 떠나다가 난데없는 얄팍한 테크노 붐에 몸서리를 치며 우왕좌왕 하였습니다. 그 와중에 나는 테크노의 명반인 이 음반으로 일렉트로닉 음악에 입문을 하게 되었다. 장대한 구성의 5분이 넘어가는 곡들을 듣다가 반복속에 존재하는 소소한 바리에이션으로 7, 8분을 너끈히 넘기는 이런 곡에 대해서 경외감을 갖게 되었달까. 참 고르기도 잘 골랐지 어째서 언더월드를 골랐을까. 참 장하다. 팻보이 슬림을 골랐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텐데.

5. 2000 - Ryuichi Sakam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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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렉트로닉 음악을 뭐 그냥 그 즈음 태어난 새로운 음악으로 생각하고 있던 무식한 자가 그 뿌리 언저리에서 한 가닥 하셨던 YMO라는 거목에 함께 하셨던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의 음악을 처음 접한것은 얄궂게도 우리나라에서만 발매된 이도저도 아닌 짜깁기 편집음반 이었다. 어디선가 줏어들은 이름만 읽고 집어들었는데 이게 뭔가 이도 저도 아닌 음악들이 잔뜩들어있는 신세계로 통하는 입구였다니. 그래서 그 무식한 아이는 크라프트베르크도 알게 되었고 YMO도 알게되었습니다. 그래서 취향은 한 바퀴를 돌아서 일렉트로닉 팝으로 부터 그것과 펑크의 이종교배인 뉴웨이브 음악으로부터 사카모토 선생의 (어딘가 기묘하게 세계적인 느낌의)월드뮤직까지 동그라미를 그릴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 다음 부터는 간간이 그 사이에 빠진 톱니바퀴를 메꾸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지금 같은 음악을 만들고 있습니다.


Posted by 버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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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책들은 평가에 상관없이 잘 안 읽히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읽으려 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그런거라거나 워낙 난해하기로 이름난 인문관계 서적 같은 경우야 그렇다고 해도 기껏해야 소설인데도 그런 경우는 틀림없이 아직 내가 그런 이야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인 경우이다. 한 마디로 아직 인간이 설익어서 이야기를 받아들일 그릇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다. 나의 경우는 폴 오스터의 소설이 그랬는데 '빵굽는 타자기'는 그럭저럭 읽었는데 '거대한 괴물'은 너무 진도가 안 나가서 방치되어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읽을 거리가 없어서 다시 집어든 이 책에 놀랍게 빠져들었다. 인생의 아이러니. 비범한 사람이 비극에 이르는 경로가 잔잔하면서도 확실하게 가슴을 조여온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지. 삶이란 그렇게 되는거지. 뭐 그런 기분. 이제 다들 걸작이라고 극찬하는 뉴욕3부작도 읽어봐야 겠지.
 반대로 읽을 시기를 지나 읽게 되는 책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 처음엔 몰입하지만 나중엔 좀 시시한 것 아닌가 라는 기분이 들게 된다. 뭐 1Q84가 좀 그런 기분이었는데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랑 '태엽감는 새'가 짬뽕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좋게 말하면 하루키 문학의 진수인 거고, 나쁘게 말하자면 이 작가가 보여줄 것은 이제다 나왔다라는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저기 짬뽕을 먹으러 다니다가 결국 동네 짬뽕집으로 귀환하게 되었다. 청진동의 그 집이 재개발로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시내나 세가 비싼 지역의 중국집들은 삼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푸짐한 집이 드물거나 비싸다. 우리 동네 길동교회 앞에 있는 '왕짜장'은 배달은 않고 홀에서만 파는 저가형 프랜차이즈 중국집인데 워낙 싸구려 메뉴중에서 삼선짬뽕이 제일 비싸기 때문인지 이 집 주방장이 인심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삼선짬뽕 건더기가 매우 실하고 확실히 볶아서 불맛도 남아있고 국물도 대단치는 않지만 나쁘지 않다. 우와 맛있다...라는 것은 아니지만 실망은 않는다. 게다가 5500원. 인터넷 검색같은데는 등장하지 않지만 나는 짬뽕이 먹고 싶은 날은 이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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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앞에 새로운 돈코츠 라면집이 생겼다고 해서 방문. 정문에서 내려오는 우측에 있는 푸르지오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오토리 라멘. 기본 라면으로 시켰는데 매우 무난한 맛이다. 첫맛은 약간 짭짤한가 싶었는데 먹다보니 간간하게 간이 맞는다. 차슈도 부드럽고 계란도 확실한 반숙. 멘마는 없고 파와 숙주가 들어있다. 먹으면서 테이블의 양념을 하나씩 추가해 가며 다른 맛으로 즐기는 것도 괜찮고. 가격이 6800원인데. 원가구조는 잘 모르지만 면요리 한 그릇의 적정가격이란 얼마가 될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돼지뼈로 고아만든 돼지국밥은 인근에서 5000원에 팔리고 있다. 쌀국수는 대강 8000원. 역시 마케팅이란 원가보다는 타겟이야...라는 건가. 하카다 분코에서 줄까지 서서 먹어야하나 라는 의문이 든다면 대신 여기로 와도 좋을것 같다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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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그맨

2009. 8. 1. 03:47 favorites/movie

노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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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두 시간짜리 라엘리언 묵시록에 대해서 좋은 평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적을 것 같다. 50년대 고전 SF물인 '세계가 충돌할때' (when worlds collide. 1951)의 라엘리언 버전인 이 영화에서 기독교의 유구한 전통이 그러했듯 이 유사 기독교인들도 이 공포로 사람들을 승복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특수 효과가 놀라움과 공포를 부추기는데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노골적으로 호러영화의 장르적 특성들을 끌어다가 사용하고 있다. 태양의 이상활동을 이미 예측하고 있는 천체물리학자의 활극과 별다르게 천체물리학자일 필요도 없는 사람이 가장인 불안정한 가정을 둘러싼 침입자들과 불길한 예언의 공포. 당신이라면 어떤 영화를 선택할 것인가.
  굉장히 매력적일 수 있는 주제를 아주 작은 범위의 관객들만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만들어낸 저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는 힘들테지만-헐리웃의 제작자들은 가끔 아주 이상한 영화들을 당연하다는 듯 만들기 때문에-누군가가 믿는 종교를 위해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를 단지 이용한 것이라는 혐의를 완전히 지우기는 힘들 것 같다.
Posted by 버그맨

2009. 7. 1. 11:15 favorites/movie

로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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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이라고 불리는 감정의 윤리.

 안타까움, 연민 혹은 어떤 다른 이름으로 불리던 그런 감정이란 윤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대등한 관계가 지속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사회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어떤 종류의 나약함이나 사회적 계급의 확정과 같은 뉘앙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의 중요성을 잊거나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계급관계가 도치된 상황에서 혹은 모호해진 상황에서 연민이란 감정의 윤리적인 위치를 되새겨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지금 우리가 타락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는 사실 탐욕이 연민에 앞서기 때문은 아닌가.

Posted by 버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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