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23. 15:51 favorites/and...

KRK VXT6

KRK VXT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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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니터 스피커를 구입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괜찮은 룸에서 스피커를 가지런히 놓고 자유롭게 비교 청취하고 고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불가능. 결국 어디선가 들어보았는데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스피커에서 선택하거나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진 스피커를 고르거나 리뷰를 뒤져 보아야 하는데 이 리뷰라는 것도 개인의 공이 들어가는 거라 메이커에서 마케팅 차원에서 독려하지 않는 제품의 리뷰는 찾아 보기 힘들고 일반 청취기는 아무래도 작성자의 성향을 모르기 때문에 마냥 신뢰하기도 어렵다.

 모니터를 바꾸기로 결정하고 중고장터와 리뷰사이트 들을 전전하다가 비슷한 가격대의 세가지 스피커로 선택이 좁혀졌는데 제네렉 8020, Adam A5, KRK vxt6 가 그것들. 공교롭게도 4, 5, 6 인치 우퍼 제품이 나란히 리스트에 올랐다. 낙원3층의 국제미디에서 일단 청취를 해보기로 했다. 8020은 확실히 밸런스가 좋았다. 8030과 비교해도 별로 저음이 차이나지 않아요 라는 것이 점원의 설명. 그 아래의 6010은 확실히 가볍지만 8020은 무난하다. A5는 화려한 고역 때문에 놀랐지만 저음부가 8020에 비해서도 상당히 허약하다. 중저역 대부터 천천히 롤오프 되는 느낌. 고역악기의 리버브 테일이나 위상은 굉장히 잘 보이겠지만 난 신쓰 드럼의 킥도 만져야 하니까 이 모델은 패스. vxt6의 첫인상은 일단 저역이 굉장히 매끈하게 아래까지 잘 나온다는 것이다. 억지로 부풀린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뻗어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격은 국제미디 기준으로 8020은 140, VXT6는 120. 현금으로 결재하고 협상한다면 할인의 여지가 있는 매장도 있을 것이다.

 고민을 해보았는데 일단 4인치와 6인치는 아무래도 체급의 차이가 존재한다. 미세한 성향의 차이 때문에 더 아랫급의 스피커를 더 비싼 가격에 구입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작업실에서 6인치가 적절한 볼륨으로 운용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았는데 다소 룸튜닝을 하더라도 역시 6인치 쪽이 나을 것 같았다. 세팅은 좁게 되어 있었지만 공간 자체는 작지 않기 때문에.

 가격대비 구매가치를 생각해 봐도 굉장히 매력있는 스피커임에 분명하다. 비슷한 등급의 일본쪽 스피커들(야마하의 MSP7, 포스텍스 NF-1a 등)은 아무래도 환율의 영향때문에 100만원 중, 후반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mackie 624mk2는 어이없게도 국내가격은 200만원에 육박한다. 미국내 가격은 페어에 60달러 정도 차이가 나는데 말이다. 국내 선호도 때문에 가치에 비해 저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음이 나오는 스피커를 사용하면 저음이 없는 믹스를 하게 될 것이라는 속설 혹은 믿음이 만들어낸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그리하여 결국 VXT6의 구매를 결정하고 국제미디에 인터넷으로 결재를 했다. 잠시 후 전화가 와서 당일 퀵으로 배송 해주겠다고 한다. 이유가 있겠지만 고마운 서비스. 주문 3시간여 만에 배송 받았다. 간단하게 세팅한 후 청취를 해본다.

1. 밸런스
 개인적인 기준일지 모르지만 밸런스가 참 좋다는 느낌이 든다. 음악을 들으면서 애널라이져를 보면 시각적 정보와 청각적 정보의 일체감이 느껴진다. 애널라이저로는 보이지만 들리지 않는 대역이 존재하는 고음 강조형의 스피커와 차별된다. 하지만 고음성향의 스피커를 오랫동안 사용한 유저들은 확실히 중역대의 밸런스에 혼동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있다. 롤오프 되어야 할 대역이 단단하게 울리고 있기 때문에 이 스피커를 기피하는 유저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라이드나 어쿠스틱 기타의 배음도 잘 들리는 것을보면 고역의 문제점은 없다. 저역이 잘 보인다는 것이 역시 장점으로 부자연스러운 신디사이저 킥의 저음도 아주 잘 들린다. 시퀀스 기반의 컴프레서를 많이 사용하는 팝 계열 음악에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실 걱정했던 것은 작은 볼륨에서의 밸런스 였는데 통상의 청취 수준에선 문제가 없었다. 이것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지만 큰 볼륨으로 듣는 취향은 아니니까.

2. 정위
 사실 가격대로 보면 정위를 의심할 만한 등급의 스피커는 아니다. 스틸리 댄의 aja를 청취해 보았는데 이 정도면 팝/락/재즈 계열의 정위를 파악하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상하/전후/좌우 모두 잘 보인다. 뒤 벽에서 15c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이 정도로 잘 보인다는 것은 둥그스름한 인클로저의 형태와도 관계가 있을 것 같다. 세팅의 문제인지 클래식 음악은 좀 뭉쳐지는 느낌을 받았다. 사운드 필드가 큰 음악들은 세팅에 좀 더 공을 들여야 할 듯. 비슷한 계열의 음악이라도 클로즈드 마이킹이 섞여드는 OST 계열은 무난하다.
 2010/02/26
아래 사진 처럼 스피커를 스탠드에 올리고 세팅을 조정하자 넓은 음상의 음악도 잘 보이게 되었다.

3. 기능
 트위터와 우퍼의 대역을 조절할 수 있는 스위치와 피크 리미터, 오토 뮤트등이 달려있다. 볼륨 조절 노브가 약간 아쉬운데 첫인상과는 다르게 좌우 밸런스를 맞추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아무튼 좀더 견고하게 만들어 줬으면 좋았을텐데. 파워 스위치에는 프로텍터가 달려있는지 켜고 끌때 특유의 퍽하는 노이즈가 없다.


 모두가 사용하는 스피커로 모니터 해야 겠다라는 입장이 아니라면, 고역의 디테일이 자기 음악의 핵심이 아니라면, 중고음 강조형의 모니터를 하도 오래 사용해서 저음이 충분한 모니터에 적응할 자신이 없지 않다면 현재 200만원 이하 가격대에서 가장 가격대비 구매가치가 높은 스피커 일 것 같다.

아마도 최종 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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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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