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영화 세편을 연달아 감상.

업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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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서양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치적 올바름을 우화로 표현했다. 혹은 그것에 대한 아동용 교재. 예전에 환상적으로 보였던 모험정신-제국주의의 실체와 마주하는 것. 그 환상 때문에 짊어지고 끌고 다녀야 했던 과거의 유산(집)을 마침내 내려놓게 되는 것. 타자(동양인)와 유사가족을 이루게 되는 것. 이건 너무 뻔하잖아!

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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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난폭한 이야기다. 여러가지로 읽힐 수 있는 난폭한 이야기를 시침 딱 떼고 봉준호 스타일로 표현하기. 그 봉준호 특유의 젊잖음이 영화를 지루하고 지루하게 만든다. 트윈픽스의 2009년 한국 봉준호 버전. 딱 그런 느낌.
 이 영화는 유난스러운 한국의 모성에 대한 냉정한 시선이며 그 모성의 이면에 음습하게 자리잡고 있는 욕망에 대한 은유다. 그 유난스러움의 이면에서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가. 그 유난스러움의 수혜자는 또 어떻게 타락하는가. 넌 엄마가 없구나 하면서 우는 김혜자의 모습이 정말 슬퍼보였다.

 확실히 현재 한국 상업영화에서 박찬욱과 봉준호는 두 명의 거장이다. 이 두 거장들은 서로 등을 대고 서로 거울처럼 마주본다. 현실적으로 난폭한 주제를 젊잖게 이야기 하거나, 종교적인 혹은 정신적인 이야기를 폭력적으로 보여주기. 마침 2009년에 두 거장들은 모성이라는 소재를 건들고 지나간다. 지금 한국의 타락은 모성의 모습으로 치환된 욕망에게 책임이 있다.

번 애프터 리딩 (Burn after rea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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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의 위기가 마침내 진짜 삶의 위기로 나타나는 과정. 아무것도 아닌 멍청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마침내 파국을 맞이한다.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평범한 일상은 정말로 멍청해 보인다. 그들이 갖고 있는 환상과 기호들 그리고 그것이 불러오는 파국에 대해서 실컷 비웃고 나니 내가 갖고 있는 환상과 기호들에 대해 돌아보고 한숨짓게 된다. 잔인한 시선에 동조해서 낄낄 거리고 이내 우울해지는 진짜배기 블랙코메디.
 여담이지만 브래드 피트는 멍청한 화이트 트래쉬를 연기할 때 정말 대단해 보인다. 정말 그 사람 같다.


Posted by 버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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