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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6 삼선짬뽕_동대문 동화반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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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삼선짬뽕을 좋아한다. 외식메뉴에서 베스트3에 들어갈 만큼 좋아한다. 평소 점심값에서 담배 한갑 분량의 돈을 더 지불하면 뭔가 스페셜하고 호사스런 느낌을 주는 점심을 먹을 수 있다.
 이 점이 중요하다. 스페셜. 호사스런 느낌.
 이 두가지 기분은 대개는 두 가지가 충족되면 가능하다. 하나는 불맛이 물씬 나는 막 볶은듯한 아삭한 채소들. 그리고 풍부한 해물. 그러니까 대부분의 중국집에서 크게 배신당하지 않을 수 있다. 대략 육, 칠천원의 가격은 아직도 중국집에선 스페셜한 가격이니까. 아주 바쁜 시간을 살짝 피해서 가주기만 한다면.

 동화반점은 동대문 밀리오레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제법 명성이 있는 중국집이라고 한다. 주요 메뉴는 팔보환자라는 요리와 삼선짬뽕. 그런데 왠걸. 왠만한 중국집에선 실망시키지 않는 메뉴로 그것도 대표메뉴라고 명성이 있는 메뉴에 난 매우 실망했다. 뭐 이유는 한 가지다. 스페셜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삼선짬뽕이 많이 나가는 집이기 때문일까? 보통 다른 집의 삼선짬뽕이라면 채소와 해물을 따로 볶기 때문에 신선한 느낌을 주는데 여기 짬뽕은 전형적인 오래끓인 국물과 건더기다. 채소는 흐물흐물하고 해물도 맛이 다 빠져서 퍽퍽하다. 해삼1조각, 조개 부스러기, 생선살, 오징어, 그리고 꽤 많은 새우가 들어있다. 새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할지도 모르겠지만. 글쎄 식재료 상에가면 널려있는 흔하디 흔한 수입산 칵테일 새우에 요새도 감동하는 사람이 있을까? 흐물거리는 피망과 배추때문에 실수로 홀에 한번 나왔던 디쉬를 다시 데워온것일까 라는 느낌마저 있다. 재활용 느낌이 물씬난다. 그것도 삼선짬뽕에서! 국물을 맛보니 충분히 뜨겁지 않고 닭냄새가 물씬 올라온다. 중국집에서 치킨스프스톡으로 국물의 베이스를 쓰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세상에 이렇게 강하게 주장할 필요는 없을텐데. 게다가 해물이 중요한 삼선짬뽕에서. 홀에서 시키면 이천원하는 짜장면을 파는 우리 동네 중국집보다도 맛이 없다.

 다시한번 미디어를 통해 유명해진 음식점은 가지 말것. 세상에는 많고도 많은 미맹(味盲)들이 있으니 검증되지 않은 블로거들에 의해 재생산되는 명성을 신뢰하지 말 것. 두 가지 진리만을 확인했다. 다른 메뉴는 먹어보지 않았지만 짬뽕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비추. 명성에 현혹되지 말 것.

 

Posted by 버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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