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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책들은 평가에 상관없이 잘 안 읽히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읽으려 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그런거라거나 워낙 난해하기로 이름난 인문관계 서적 같은 경우야 그렇다고 해도 기껏해야 소설인데도 그런 경우는 틀림없이 아직 내가 그런 이야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인 경우이다. 한 마디로 아직 인간이 설익어서 이야기를 받아들일 그릇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다. 나의 경우는 폴 오스터의 소설이 그랬는데 '빵굽는 타자기'는 그럭저럭 읽었는데 '거대한 괴물'은 너무 진도가 안 나가서 방치되어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읽을 거리가 없어서 다시 집어든 이 책에 놀랍게 빠져들었다. 인생의 아이러니. 비범한 사람이 비극에 이르는 경로가 잔잔하면서도 확실하게 가슴을 조여온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지. 삶이란 그렇게 되는거지. 뭐 그런 기분. 이제 다들 걸작이라고 극찬하는 뉴욕3부작도 읽어봐야 겠지.
 반대로 읽을 시기를 지나 읽게 되는 책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 처음엔 몰입하지만 나중엔 좀 시시한 것 아닌가 라는 기분이 들게 된다. 뭐 1Q84가 좀 그런 기분이었는데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랑 '태엽감는 새'가 짬뽕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좋게 말하면 하루키 문학의 진수인 거고, 나쁘게 말하자면 이 작가가 보여줄 것은 이제다 나왔다라는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저기 짬뽕을 먹으러 다니다가 결국 동네 짬뽕집으로 귀환하게 되었다. 청진동의 그 집이 재개발로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시내나 세가 비싼 지역의 중국집들은 삼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푸짐한 집이 드물거나 비싸다. 우리 동네 길동교회 앞에 있는 '왕짜장'은 배달은 않고 홀에서만 파는 저가형 프랜차이즈 중국집인데 워낙 싸구려 메뉴중에서 삼선짬뽕이 제일 비싸기 때문인지 이 집 주방장이 인심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삼선짬뽕 건더기가 매우 실하고 확실히 볶아서 불맛도 남아있고 국물도 대단치는 않지만 나쁘지 않다. 우와 맛있다...라는 것은 아니지만 실망은 않는다. 게다가 5500원. 인터넷 검색같은데는 등장하지 않지만 나는 짬뽕이 먹고 싶은 날은 이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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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앞에 새로운 돈코츠 라면집이 생겼다고 해서 방문. 정문에서 내려오는 우측에 있는 푸르지오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오토리 라멘. 기본 라면으로 시켰는데 매우 무난한 맛이다. 첫맛은 약간 짭짤한가 싶었는데 먹다보니 간간하게 간이 맞는다. 차슈도 부드럽고 계란도 확실한 반숙. 멘마는 없고 파와 숙주가 들어있다. 먹으면서 테이블의 양념을 하나씩 추가해 가며 다른 맛으로 즐기는 것도 괜찮고. 가격이 6800원인데. 원가구조는 잘 모르지만 면요리 한 그릇의 적정가격이란 얼마가 될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돼지뼈로 고아만든 돼지국밥은 인근에서 5000원에 팔리고 있다. 쌀국수는 대강 8000원. 역시 마케팅이란 원가보다는 타겟이야...라는 건가. 하카다 분코에서 줄까지 서서 먹어야하나 라는 의문이 든다면 대신 여기로 와도 좋을것 같다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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