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 6. 05:08 bugman

자문자답

안드로메다 패키지 투어에 대한 이너뷰(inner-view)

Q
왜 하필 '패키지' 투어인가? 없어 보이게...그냥 투어라고 해도 될것을.
A 대단한게 없는 음악이니까. 기껏해야 대중음악의 언저리에 있는 음악이고. 리스너의 상태에 일일이 맞춰주는 음악이 아니다. 미니멀한 반복을 통해서 리스너가 자신의 세계속에서 뿅가게 만드는 음악이 아니다. 틀이 있고 작곡이 되어있는 음악이니까 '패키지' 투어이다. 단체 여행처럼 가이드(나)한테 끌려다니는 음악이다. 다음번 싱글은 '프리투어'가 될지도 모르겠다.

Q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음악은 아닌데?
A 정체성을 따지자면 신디사이저를 많이 사용한 연주곡이라고 할 수 있다. 음악적인 작법은 오래된 것들 뿐이다. 기껏해야 19세기 이전에서 머무는 것들이고. 굳이 밝히자면 YMO류의 일렉트릭 밴드에 대한 오마쥬라고 볼 수 있을까. 솔직히 모던과는 거리가 있다. 옷은 요즘애들처럼 갖춰입는다고 입었는데 촌스럽고 (좋게 말하자면 레트로) 속내는 박정희시대 아가씨나 다름없다.

Q 감상용으로는 가볍고 춤추기엔 충분히 신나지 않는데?
A 춤추러 다니지 않으니 댄스음악을 잘 모른다고 솔직히 말해야 겠다. 가볍다는 평가에 대해선 어렵게 가지 않으려고 작심한바가 있다고 대답하고 싶다. 도미넌트 모션의 확장과 대리코드 같이 화성적인 변화에 방점을 찍고 있는 음악은 재미있긴 하지만 수족처럼 부릴 수 있는 수준은 아닌것 같다. 씨디에 스크래치를 내거나 바이너리 수준에서 파일을 조작해서 랜덤한 사운드를 일으키는 음악을 할것도 아니라면 차라리 무리없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범위에서 어깨에 힘을빼고 표현하는 쪽을 택했다.

Q 뚜렷한 마케팅 타켓이 없다는 평에 대해선?
A 저예산 디지털음반의 장점은 마케팅에서 자유롭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음반을 발판으로 무언가를 해보겠다라는 생각이 아니라면 되도록 상업적인 고려들에서 자유롭게 하고 싶은걸 해본다는 태도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Q 리스너를 배려하지 않는 제멋대로의 발상이라고 볼 수도 있을텐데?
A APT의 이름으로 나오는 디지털음반은 순전히 나와 음악의 관계만을 생각하고 만든 음악들이다. 그것을 누군가 구경하거나 말거나는 사람들 마음이다. 누군가는 그 관계에 찬성할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반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들어주시는 분들에게는 고맙지만 사실 이 음악들은 사람들을 위한 음악은 아니다.

2008. 6. 6.
Posted by 버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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