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4. 13:43 bugman
안드로메다 패키지 투어 3집. 제3종 근접조우, 고양이 星人편.
세번째 앨범이고 앨범의 컨셉을 갖고 접근하기로는 두번째. 처음엔 sds-5와 fm악기를 이용해서 80년대를 이미지하는 연주곡을 쓰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다면라면의 가사를 쓰게되었고 이어서 고양이와 신발의 가사를 썼다. 자연스레 본래의 컨셉은 사라지도 왠지 고양이 우주인과 만난다거나 하는 안드로메다 스토리가 되고 말았다.
다면라면은 다이지로 모로호시의 만화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에 등장하는 대사인데 수상한 연회에 초대받은 시오리가 서브받은 음식의 이름이다. 다면라면볶음. 요리가 그때 그랬다면 그때 저랬다면 하고 중얼거리기 때문에 못먹고 만다. 번역본이기 때문에 원본엔 뭐라고 되어있는지 모르곘지만 재미있는 펀(pun)이라고 생각했다. 밤이나 새벽에 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과거에 대한 쓸데없는 되새김에 대한 노래이다.
고양이의 가사는 그야말로 우연의 산물, 나도 어떻게 그런 가사를 쓰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새벽에 반쯤 정신이 나가있다보면 이런 글을 쓰게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앨범전체의 컨셉을 변경해서 고양이성인의 이야기로 이끈 노래가 되었다. 이럴때면 창작의 신비같은 것에 대해서 나도모르게 생각해 보게 된다. 음악은 내가 만들어내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기가 세상에 나올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나오게되는 그런 것인 듯하다. 이 곡은 여자에 대한 노래이기도 하고 소유에대한 노래이기도 하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고양이성인이 나를 방문한 이야기이다. 그 고양이가 너의 집에도 들렀었다면 그 고양이는 너의 고양이기도하고 나의 고양이기도 하고. 실제로도 고양이는 주인이 있는데도 뻔뻔하게 다른집을 정해놓고 밥을 얻어먹기도 하는것으로 아는데 대충 그런 얘기다.
신발은 우스타 쿄스케의 만화로부터 시작되었다. '신발이 한쪽만 있다'는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에 나오는 대사로 오월병(우리말로 하면 가을을 탄다 혹은 봄을 탄다쯤 될까)에 대해서 얘기하며 재규어가 읊는 대사이다. '부끄러운 한때'는 '멋지다 마사루'에 나오는 애교-코만도 권법의 한가지 초식의 이름이다. 둘다 어떤 의미로는 무의미한 언어의 나열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떠나버린 사랑의 덧없음에 대한 노래이기도 하고 우스타 쿄스케의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일종의 송가이기도 하다. 과장되고 우스꽝 스럽게 부르려 했는데 조금 비장한듯 들려서.
노래에 대해선 항상 부담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엔 되도록 편하고 내멋대로 불렀기 때문에 아무런 어려움도 없었다. 다른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보자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사실 모두다 똑같은 식으로 (흑인을 잔뜩 흉내내서) 노래를 불러대는 음악계는 좀 찜찜하다.
벅스뮤직
http://music.bugs.co.kr/Info/album.asp?cat=Base&menu=m&Album=115679
멜론
http://www.melon.com/gnb2/album/album_info.jsp?pageName=gnb2&p_musicCd=&p_albumId=390785